프랑스 북동부 알자스(Alsace) 지방의 보석 같은 소도시 '콜마르(Colmar)' 여행기입니다. 파리에서 기차로 약 4시간 거리에 있는 이곳은 세계 대전의 폭격을 피한 덕에 중세 시대의 화려한 목조 가옥들이 완벽하게 보존된 곳입니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배경이 된 메종 피스테르, 운하를 따라 걷는 쁘띠 베니스의 로맨틱한 풍경, 그리고 미슐랭 맛집과 인심 좋은 현지 프레첼 가게 사장님의 따뜻한 에피소드까지 동화 마을 콜마르의 모든 것을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여행의 진짜 꿀팁만 쏙쏙 뽑아드리는 캐끌지정입니다.
프랑스에는 파리나 니스 말고도 보석처럼 반짝이는 매력적인 소도시들이 참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프랑스 북동쪽 끝자락, 동쪽으로는 독일, 남쪽으로는 스위스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알자스(Alsace) 지방은 유럽 렌트카 여행객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코스입니다.
파리에서 TGV(고속열차)를 타면 약 2시간 30분~4시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죠. 알자스 지방의 중심 도시는 스트라스부르(Strasbourg)지만, 아기자기하고 동화 같은 낭만적인 풍경으로 관광객의 마음을 더 훔치는 곳은 단연 '콜마르(Colmar)'입니다.
구글 지도에서의 위치는 아래를 참고하세요.
콜마르 · 프랑스 68000
프랑스 68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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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과 프랑스 문화가 완벽하게 섞인 중세 마을
이곳 알자스 지방은 역사적으로 꽤 파란만장한 사연을 품고 있습니다. 지리적으로 독일과 찰싹 붙어있다 보니, 과거 고대 로마 제국 시대부터 게르만족의 일파인 알레마니족이 거주하던 지역이었습니다. 이름인 "알자스" 역시 "알레만족의 땅"을 뜻하는 "알레마니아(Alamannia)"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전쟁의 승패에 따라 독일 땅이 되었다가, 다시 프랑스 땅이 되기를 수차례 반복한 곳이죠. 알퐁스 도데의 유명한 소설 『마지막 수업』의 배경이 된 곳이 바로 이 알자스 지방이기도 합니다. 이런 역사 덕분에 콜마르는 건축, 음식, 언어 등 모든 면에서 프랑스와 독일의 문화가 아주 오묘하고 매력적으로 섞여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마을의 가장 큰 축복은 두 차례의 세계 대전 중에도 기적처럼 폭격을 피했다는 점입니다. 덕분에 수백 년 전 중세 시대에 지어진 형형색색의 '꼴롱바주(Columbage, 뼈대가 드러나는 반목조 건축 양식)' 가옥들이 부서지지 않고 온전하게 보존될 수 있었습니다.

콜마르 구시가지를 걷다 보면 바닥에 웬 황동색 자유의 여신상 조각이 박혀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뜬금없이 왜 프랑스 소도시에 미국 뉴욕의 상징이 있을까요?
바로 자유의 여신상을 조각한 세계적인 예술가 '오귀스트 바르톨디(Auguste Bartholdi)'가 이 콜마르 출신이기 때문입니다. 바닥의 조각이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골목을 누비다 보면, 현재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는 바르톨디의 생가(Musée Bartholdi)에 도착하게 됩니다.
Musée Bartholdi · 30 Rue des Marchands, 68000 Colmar, 프랑스
★★★★☆ ·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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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이탈리아, 로맨틱한 '쁘띠 베니스'
바닥을 보며 걷는 것도 좋지만, 역시 콜마르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눈을 들어 마을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그중에서도 전 세계 관광객들의 셔터 소리가 끊이지 않는 최고의 포토존이 있습니다.
바로 '작은 베네치아'라는 뜻을 가진 쁘띠 베니스(La Petite Venise) 구역입니다.




마을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로슈(Lauch) 강을 따라, 아름다운 파스텔 톤의 옛집들이 노천카페, 아기자기한 선물 가게, 그리고 근사한 레스토랑으로 변신해 여행객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강물 위에 나룻배가 떠다니는 풍경은 연인들이 사랑에 빠지기에 완벽한 무대 그 자체입니다.
위치는 아래 구글 지도를 참고하세요.
쁘띠 베니스 · 14 Quai de la Poissonnerie, 68000 Colmar, 프랑스
★★★★★ · 역사적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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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주변에는 미식의 나라 프랑스답게 유명한 미슐랭(미쉐린) 가이드 등재 맛집들이 곳곳에 포진되어 있습니다.


저희 캐끌지정 가족은 워낙 웨이팅을 싫어하고 배가 고팠던지라, 줄 서는 유명 맛집 대신 상대적으로 한산한 레스토랑을 찾아 들어갔습니다. 아시다시피 프랑스의 식사 시간은 애피타이저부터 디저트까지 엄청 느긋하게 진행되거든요. 다행히 사람이 적은 곳이라 음식이 빨리 나왔고, 알자스 지방 전통 음식의 맛도 아주 훌륭했습니다.
현지 레스토랑 물가가 궁금하실 텐데, 아래 메뉴판 사진을 참고해 보세요. 관광지 한가운데 치고는 생각보다 가격이 그리 사악하지 않습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뮤즈, 하울이 걸었던 그 길
이 작고 예쁜 콜마르와 사랑에 빠진 아주 유명한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입니다. 하야오 감독이 이곳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한동안 머물며 영감을 얻었다고 하죠.
그의 대표작인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초반부, 주인공 소피와 하울이 공중을 사뿐사뿐 걷던 마을의 배경이 바로 이 알자스 콜마르를 모티브로 한 것은 너무나 유명한 사실입니다.
그중에서도 애니메이션 속에 고스란히 옮겨진 완벽한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건물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메종 피스테르(Maison Pfister)'입니다. 16세기에 부유한 모자 장수가 지은 이 건물은 화려한 뾰족지붕과 벽면을 가득 채운 섬세한 벽화, 알자스 특유의 나무 뼈대 양식이 너무나 아름다워 지금은 콜마르 최고의 랜드마크가 되었습니다.



건물 모양은 이렇게 눈에 확 띄지만, 이 동네에서는 이런 낡은 건물을 정부나 박물관으로 박제해 두지 않습니다. 현재 1층에는 아주 평범하게 지역 명물인 알자스 와인을 파는 와인 숍이 영업 중이거든요.
콜마르 시내를 걷다 보면 수백 년 전 지어진 오래된 건물 1층에서 갓 구운 빵 냄새가 솔솔 풍겨오고,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팔며 현재를 살아가는 현지인들의 삶이 그대로 녹아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엘리베이터 하나 없는 삐걱거리는 수백 년 된 나무 계단을 오르내려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과거의 유산을 소중히 아끼고 그 안에서 삶의 터전을 이어가는 유럽인들의 단단한 가치관이 참 부럽고 경이로웠습니다.

콜마르가 더 좋아진 잊지 못할 프레첼 에피소드
저희 가족이 이곳 콜마르와 진짜 사랑에 빠지게 된 가슴 따뜻한 에피소드가 하나 있습니다.
저녁 무렵 상점들이 하나둘 문을 닫을 즈음, 길거리의 한 프레첼(Pretzel) 가게 사장님께서 쟁반 한가득 고소한 빵을 들고 나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환하게 웃으며 프레첼을 무료로 나눠주시는 게 아니겠어요?
요즘 워낙 험한 세상이다 보니 처음에는 지나가던 관광객들도 '이거 사기 아냐? 수면제라도 든 거 아냐?' 싶어 쭈뼛거리며 피했습니다. 하지만 배가 출출했던 저희 캐끌지정 가족이 용기 내어 덥석 받아 맛있게 베어 무는 걸 보고 나서야, 주변 사람들도 하나둘씩 안심하고 다가와 프레첼을 받아 들고 즐거워했답니다.


제가 짧은 영어로 왜 공짜로 나눠주시냐고 여쭈어보니, 사장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어차피 오늘 팔지 못하면 쓰레기통에 버려야 하는데 너무 아깝잖아요! 자연보호도 하고 음식 쓰레기도 줄일 겸 나눠주는 거니, 맛있게 먹고 행복하면 그만입니다!"
사장님의 따뜻한 미소와 넉넉한 인심 덕분에 동화 마을 콜마르가 저희 가족 가슴속에 훨씬 더 아름다운 곳으로 각인되었습니다.
가스등 불빛에 물드는 로맨틱한 콜마르의 야경



해가 저물고 푸르스름한 매직 아워가 찾아오면, 마을 골목골목의 클래식한 가로등이 하나둘씩 불을 밝힙니다.
이곳은 여전히 현대식 쨍한 백색 조명이 아니라 은은한 주황빛의 네온 등을 사용하고 있어서, 가로등 빛이 켜지면서 거리가 점점 더 황금빛으로 따스하게 물들어 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은은한 조명 덕분에 안 그래도 낭만적인 중세 시대 마을이 100배는 더 고풍스럽고 로맨틱해집니다.

콜마르를 걷다 보면 새 건물을 지을 때도 기존 마을의 역사적인 분위기를 해치지 않기 위해 색감과 양식을 통일하려는 마을 사람들의 세심한 노력이 엿보여서 참 인상 깊었습니다.
13세기의 위엄, 생마르탱 성당
유럽의 웬만한 도시 중심에는 그 마을을 지키는 웅장하고 오래된 성당이 하나씩 꼭 있죠? 콜마르에도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유명한 성당이 있습니다. 바로 '생마르탱 성당(Église Saint-Martin)'입니다.

무려 13세기에 지어진 웅장한 고딕 양식의 성당으로, 콜마르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건축물입니다. 아쉽게도 저희 캐끌지정 가족이 방문했을 때는 대대적인 외벽 보수 공사를 진행하고 있어서 멋진 전경을 온전히 담아내지 못했습니다.

프랑스 파리를 벗어나 조금 더 여유롭고 낭만적인 렌트카 소도시 여행을 꿈꾸신다면, 독일과 스위스 국경에 인접해 이국적인 매력이 두 배로 넘치는 알자스 지방에 꼭 방문해 보세요.
진정한 중세 유럽의 숨결과 동화책 속 풍경을 만날 수 있는 '콜마르'가 여러분을 실망시키지 않을 겁니다!



📝 캐끌지정의 세 줄 요약
1. 파리에서 기차로 다녀올 수 있는 알자스 지방의 콜마르는 전 세계 관광객이 사랑하는 완벽하게 보존된 아름다운 중세 마을입니다.
2.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배경이 된 '메종 피스테르'와 낭만적인 '쁘띠 베니스' 운하 산책은 필수 코스입니다.
3. 길거리에서 남은 빵을 나눠주던 프레첼 가게 사장님처럼 넉넉한 인심과, 은은한 가스등이 켜지는 로맨틱한 야경이 여행의 감동을 더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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