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정복/독일 정복

[독일 여행 꿀팁] 한여름 숲속 호텔 창문에도 '모기장'과 '에어컨'이 없는 진짜 이유

캐끌지정 2023. 10. 12.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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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독일 여행을 하다 보면 호텔이나 가정집 창문에 '모기장'과 '에어컨'이 없다는 사실에 당황하게 됩니다. 심지어 울창한 숲인 슈바르츠발트(검은 숲) 한가운데 위치한 숙소에서도 모기장을 찾아볼 수 없죠. 과연 모기에 물리지 않고 무사히 밤을 보낼 수 있을까요? 8월의 독일 기후적 특징과 유럽 특유의 창문 시스템이 만들어낸 재미있는 생활 문화를 알려드립니다.

 

모기장 없는 독일 호텔 창문
독일의 창문에는 신기하게도 모기장이 없다.

 

안녕하세요, 티스토리 여행 블로거 캐끌지정입니다.

 

유럽 여행을 하다 보면 우리나라와 달라서 흠칫 놀라게 되는 생활 문화들이 참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여름철 한국인 여행객들을 가장 당황하게 만드는 아주 특이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독일 남부에는 빽빽한 나무들로 어두컴컴해 보인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거대한 검은 숲, 슈바르츠발트(Black Forest)가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숲속이니 당연히 온갖 산모기와 날벌레들이 득실득실하겠죠?

 

그런데 말입니다. 그 울창한 숲 한가운데에 있는 호텔 창문조차 방충망(모기장)이 전혀 설치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

 

대부분의 창문은 그냥 투명한 유리창만 덩그러니 있거나, 1층의 경우 도둑을 막기 위한 방범용 쇠창살이 있는 정도가 전부입니다. 독일 전역을 돌아다녀 봐도 모기장이 달린 집을 찾는 건 사막에서 바늘 찾기 수준입니다. 대체 왜 그럴까요?

 

1. 모기장과 에어컨이 실종된 독일의 여름밤

독일 창문 틸트 앤 턴
모기장 없이 활짝 열려 있는 독일의 창문들

 

저희 캐끌지정 가족은 한창 더운 8월 휴가철에 독일 렌터카 여행을 떠났습니다.

 

특히 저희 둘째 아이가 동네 모기란 모기는 다 몰고 다니는 '모기 맛집(?)' 체질이라, 한국에서부터 바리바리 훈증기 형태의 전자 모기향까지 챙겨갈 정도로 철저히 대비를 했었죠. 그래서 모기장이 아예 없는 독일 호텔의 헐벗은 창문을 보고 처음에는 굉장히 당황스럽고 거슬렸답니다.

 

게다가 독일 호텔에는 에어컨도 잘 없습니다. 4성급 이상 호텔이 아니면 선풍기 한 대가 전부인 곳이 수두룩하죠.

 

8월의 독일이 한국처럼 찌는 듯이 덥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여름은 여름인지라 환기와 온도 조절을 위해 창문을 열어야만 했습니다. 모기장도 없이 창문을 열면 숲속의 굶주린 모기떼가 회식을 하러 들어올 텐데... 어쩔 수 없이 한국에서 가져온 전자 모기향을 풀가동하고, 독일식 창문 특유의 위쪽만 살짝 틈이 열리는 '틸트(Tilt)' 기능으로 창문을 찔끔 열어두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유럽 여행 모기향 준비물
모기 맛집 아들을 위해 챙겨간 전자 모기향

 

혹시라도 불빛을 보고 나방이나 하루살이 떼가 들어올까 봐, 방의 전등을 모두 끄고 암흑 속에서 조심스레 창문을 여는 치밀함까지 보였답니다.

 

2. 다음 날 아침, 충격적인 결과

긴장 속에서 밤을 보내고 다음 날 아침이 밝았습니다. 결과를 확인해 보니...

 

정말 신기하게도 모기에 단 한 군데도 물리지 않았고, 방 안에서 모기 그림자조차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더욱 특이한 건 모기뿐만 아니라 나방, 파리, 하루살이 등 날아다니는 벌레 자체가 아예 없었다는 점입니다. 그것도 울창한 흑림(슈바르츠발트) 한가운데서 말이죠.

 

물론 진공상태처럼 벌레가 0%인 것은 아니었지만, 우리나라에서 늦가을에 파리 한 마리 날아다니는 정도의 빈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이러니 굳이 돈 들여 창문에 모기장을 설치할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했던 것입니다. (이날 이후로 무겁게 챙겨간 전자 모기향은 트렁크 구석에서 짐만 되었답니다. ㅠㅠ)

 

독일 하이델베르크 유스호스텔 창문
하이델베르크 유스호스텔 창문도 역시나 모기장 없이 뻥 뚫려있다.

 

3. 독일에 모기와 날벌레가 없는 진짜 이유

너무 신기하고 궁금해서 독일에 날벌레가 유독 없는 이유를 찾아봤습니다. 그 해답은 바로 독일 특유의 '기후 조건'에 있었습니다.

 

모기를 비롯한 대부분의 벌레는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 왕성하게 번식합니다. 하지만 독일은 다음과 같은 환경적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1. 서늘한 여름: 한여름인 8월이라 하더라도 아침저녁으로는 서늘하고, 한낮 평균 기온이 20도 중반 내외라 벌레들이 활발히 활동하기 어렵습니다. (에어컨이 필요 없는 이유이기도 하죠.)
  2. 건조한 공기: 여름철에도 습도가 낮아 매우 건조합니다. 끈적거림이 없으니 물웅덩이가 생겨도 금방 마르고, 모기 유충인 장구벌레가 자랄 환경이 부족합니다.
  3. 길고 혹독한 겨울: 가장 결정적인 이유입니다. 1년 중 춥고 우중충한 겨울과 환절기가 너무 길어서, 벌레들이 살아남아 대를 잇기가 굉장히 혹독한 생태계 환경이라고 합니다.

 

벌레, 특히 모기를 극도로 극혐하시는 분들이라면 덥고 습한 동남아나 일본 여행 대신, 뽀송뽀송하고 벌레 청정 구역인 독일 여행이나 이민(?)을 진지하게 고려해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다만, 최근 지구 온난화와 이상 기후의 영향으로 독일의 여름도 점점 더워지고 이전에 없던 습한 날씨가 나타나고 있다고 합니다. 시간이 더 흐르면 어쩌면 독일에서도 마트에서 모기장과 에어컨이 불티나게 팔리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기후 변화라는 현실이 조금 씁쓸하게 다가오네요.

 


[요약] 여름철 독일 여행 시 호텔 창문에 모기장이 없고 에어컨이 없는 이유는, 벌레가 살기 힘든 기후 조건 때문입니다. 8월에도 습도가 낮고 서늘하며, 겨울이 유독 길어 모기나 나방 같은 날벌레가 거의 번식하지 못합니다. 울창한 슈바르츠발트 숲속 호텔에서도 모기 걱정 없이 창문을 열고 잘 수 있으니, 무거운 전자 모기향이나 모기 기피제는 과감히 짐에서 빼두셔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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