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의 바투르 산 일출 지프 투어는 걷지 않고 편안하게 화산재 지대를 오를 수 있어, 부모님과 아이를 동반한 대가족 여행객에게 최고의 선택입니다.
새벽 3시에 우붓에서 출발해야 하는 강행군이지만, 산 정상에서 아궁산 너머로 떠오르는 황홀한 일출과 거대한 칼데라 지형을 마주하면 피로가 싹 가십니다. 가성비 예약 꿀팁과 필수 준비물(두꺼운 옷)까지 완벽하게 정리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여행 블로거 캐끌지정입니다.
앞서 몽키 포레스트 글을 쓰면서, 우붓(Ubud) 시내 자체는 생각보다 할 것이 많지 않다고 말씀드렸죠?
사실 혼자 온 배낭여행객이나 에너지가 넘치는 커플이라면 요가 클래스부터 쿠킹 클래스, 논밭 트레킹까지 놀거리가 무궁무진하겠지만, 저희처럼 부모님과 아이들을 모두 동반한 3대 대가족 여행에서는 체력 분배가 가장 중요하거든요. ^^
[발리] 우붓 원숭이 숲, 몽키 포레스트 방문 후기
우붓의 울창한 자연 속에서 원숭이들과 교감할 수 있는 최고의 코스
conquest-earth.tistory.com
그런 의미에서 우붓 여행의 하이라이트로 선택한 곳이 바로 '바투르 산(Mount Batur) 지프 투어'입니다.
만약 한여름 적도의 나라에서 이 거대한 화산을 두 발로 직접 걸어 올라가야 했다면 당장 포기했겠지만, 발리의 똑똑한 관광업계는 이런 여행자들의 니즈(Needs)를 완벽하게 파악하고 사륜구동 지프(Jeep)를 타고 산 중턱까지 편안하게 쏴주는 투어를 개발해 놓았습니다. 부모님도, 아이들도 힘들이지 않고 일출의 장관을 만끽할 수 있는 최고의 효도&육아 관광 코스죠!
1. 바투르 산 지프 투어, 호구 당하지 않고 예약하기
바투르 산은 발리섬 북동쪽 킨타마니(Kintamani) 지역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섬 남부의 꾸따나 스미냑보다는 발리 중심부인 우붓(Ubud)에서 상대적으로 가깝기 때문에, 우붓에 베이스캠프를 차렸을 때 무조건 다녀오셔야 합니다.

인터넷이나 클룩(Klook) 같은 플랫폼을 검색해 보면 투어 상품이 정말 산더미처럼 쏟아지는데요, 가격이 천차만별입니다.
하지만 복잡하게 생각하실 필요 없습니다. 핵심은 딱 하나입니다.
가장 기본이 되는 [산악 지프 탑승 + 전담 사진기사(드라이버) 동행] 옵션을 기본으로 두고, 여기에 픽업/드롭 차량 지원, 호텔 조식(도시락), 천연 온천 방문, 검은 화산재(블랙 라바) 트래킹, ATV 등 어떤 부가 서비스를 붙이느냐에 따라 가격이 기하급수적으로 뛰는 구조입니다.

저희 캐끌지정 가족은 전 일정을 책임져주는 현지 렌터카 드라이버(기사님)를 따로 고용해 둔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굳이 비싼 픽업 포함 상품을 살 필요 없이, 가장 저렴한 '오리지널 지프 투어 전용(일출 사륜구동 지프 + 사진작가 동행, 1인당 약 14,400원)' 상품만 알뜰하게 신청했습니다.
업체마다 집결지(미팅 포인트)가 전부 다르니 예약하신 바우처를 꼼꼼히 확인하셔야 합니다. 저희가 예약한 업체의 미팅 장소는 이름도 낭만적인 '줄리아 로버츠 포인트'였습니다.

알고 보니 줄리아 로버츠가 주연을 맡은 유명한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Eat Pray Love)>의 발리 배경지 중 하나가 바로 이곳이라고 하더군요. 여행 가기 전이나 다녀온 후, 영화를 넷플릭스로 가볍게 시청해 보시는 것도 여행의 여운을 남기는 좋은 방법입니다.
2. 새벽 3시 출발의 강행군과 '냉장고 산바람' 대비
일출 투어의 유일한 단점은 바로 살인적인 스케줄입니다.
산 중턱에 아침 5시까지 도착해 명당자리를 선점하려면, 우붓 숙소에서는 넉넉잡아 새벽 3시에는 눈을 비비고 출발해야 합니다.


약 35km 거리지만 발리는 도로 사정이 썩 좋지 않고 외곽 가로등도 부족해 속도를 내기 힘듭니다. 대략 1시간 정도 꾸벅꾸벅 졸며 달리다 보면 킨타마니(Kintamani) 지역 입구에 다다릅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 바투르 산 지역으로 진입하려면 외국인 관광객은 1인당 50,000 루피아(약 4,200원)의 환경 보존 입장료를 내야 합니다. 깜깜한 새벽 도로 한가운데서 머리에 플래시라이트를 쓴 징수원들이 불쑥 나타나 창문을 두드리며 요금을 청구하는데, 정상적인 절차이니 당황하지 마시고 현금을 준비해 두세요. (현지인 드라이버는 무료입니다.)
무사히 미팅 장소에 도착하면, 수십 대의 알록달록한 지프차와 전 세계에서 모인 관광객들로 새벽부터 북새통을 이룹니다.
직원이 명단을 들고 다니며 이름을 호명하면, 우리 가족을 태울 전담 지프 드라이버가 배정됩니다. (이때부터는 빛 한 점 없는 칠흑 같은 산길을 오르느라 사진을 남길 수가 없었습니다. @.@)
🚨 가장 중요한 필수 준비물: 롱패딩 수준의 두꺼운 겉옷!
아무리 일 년 내내 푹푹 찌는 적도의 섬 발리라고 해도, 새벽 5시에 사방이 뻥 뚫린 오픈 지프를 타고 고산 지대를 오르면 엄청난 칼바람이 불어닥칩니다. 정말 이가 달달 떨릴 정도로 춥습니다.

한국의 늦가을이나 초겨울 날씨와 맞먹으니, 얇은 옷을 여러 벌 겹쳐 입거나 아예 두툼한 바람막이를 꼭 챙겨가세요.
미처 준비를 못 하셨더라도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미팅 포인트에 내리자마자 현지 아주머니들이 다가와 크고 두꺼운 전통 담요를 50,000 루피아에 대여해 줍니다. 깎아달라고 실랑이할 여유조차 없이 너무 추워서 무조건 빌리게 되실 겁니다. (거의 담요 하나를 새로 살 수 있는 값이지만, 산 위에서 덜덜 떠는 것보단 무조건 빌리시는 걸 강력 추천합니다!)
3. 오프로드 질주, 그리고 가루 씹히는 '발리 커피'의 매력
담요로 온몸을 꽁꽁 싸매고 지프에 오르면, 헤드라이트 불빛 하나에 의지해 덜컹거리는 화산재 오프로드를 거칠게 타고 오릅니다.
놀이기구 부럽지 않은 아찔함과 캄캄한 숲 속의 오싹함이 교차하는 짜릿한 드라이빙입니다.
산 중턱 명당자리에 도착해 차를 세워두고 해가 뜨기만을 기다립니다. 워낙 일찍 올라와서 차 안에서 심심하기도 하고 추위도 녹일 겸, 드라이버에게 약간의 팁을 쥐어주며 따뜻한 '발리 커피' 한 잔을 부탁했습니다.

그런데 한 모금 마시려는 순간 멈칫했습니다.
커피 바닥에 검은 찌꺼기가 진흙처럼 고스란히 쌓여있는 게 아니겠어요?
처음엔 "산속 야매(?) 카페라서 필터 없이 대충 타줬구나"라고 의심하며 절반 정도 마시다 뱉어버렸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게 저의 완벽한 무지에서 비롯된 오해였습니다.
💡 전통 발리 커피, '꼬피 뚜브룩(Kopi Tubruk)'
인도네시아 발리식 전통 커피는 종이 필터나 거름망을 전혀 사용하지 않습니다. 아주 곱게 간 커피 가루에 펄펄 끓는 뜨거운 물을 직접 부어 저은 뒤, 가루가 바닥에 완전히 가라앉기를 기다렸다가 윗물만 호로록 마시는 방식입니다. 필터를 거치지 않아 원두의 짙은 풍미와 고소한 유분이 그대로 살아있는 것이 특징이죠. 가루가 딸려 올라오지 않게 살살 마시는 것이 꿀팁입니다!
오해해서 미안했지만, 달달하고 진한 커피 맛 자체는 새벽 산바람을 녹여주기에 최고였습니다.
4. 바투르 산에서 바라보는 '아궁산'의 장엄한 일출
동이 트기 시작하면서 주변의 실루엣이 드러납니다. 와, 저희만 올라온 줄 알았는데 능선을 따라 빽빽하게 주차된 수백 대의 알록달록한 지프차 행렬 자체가 또 하나의 거대한 장관을 이룹니다.


이날 새벽, 먹구름이 짙게 끼어 있어서 "아, 오늘 일출은 망했구나" 싶어 마음을 졸였는데요.
다행히도 기적처럼 붉은 해가 두터운 구름층을 뚫고 찬란하게 솟아올랐습니다!



새벽 2시부터 일어나 준비하고 덜덜 떨며 올라온 보람이 한꺼번에 밀려드는 벅찬 감동의 순간이었습니다.
여기서 아주 재미있는 지리적 사실 하나를 알려드릴게요!
많은 관광객들이 이 투어 이름이 '바투르 산 지프 투어'이다 보니, 저기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우와, 바투르 산 일출 멋지다!"라고 생각하시는데요.
사실 지금 우리가 발을 딛고 서 있는 곳이 '바투르 산'이고, 우리 눈앞에 우뚝 솟아 해를 뱉어내고 있는 저 거대한 산은 '아궁산(Mount Agung)'과 '아방산(Mount Abang)'입니다.
그러니까 정확히 말하자면 "바투르 산 중턱에서 바라보는 아궁/아방산 일출"이 맞는 표현이랍니다. 헷갈리지 마세요! ^^

5. 이분들 최소 프로 작가! 지프 드라이버의 미친 사진 열정
태양이 구름 위로 완전히 떠오르고 하늘이 밝아지면, 그때부터 이 투어의 또 다른 메인이벤트가 시작됩니다.
바로 전속 사진사(지프 드라이버)들의 폭풍 스냅 촬영 타임입니다!


기사님들이 저희의 스마트폰을 건네받더니, 지프 보닛과 지붕 위에 가족들을 세워놓고 온갖 디렉팅을 내립니다. 손가락 하트, 만세, 뒤돌아보기 등등 요구사항도 엄청 구체적이고 열정적입니다. 차량의 유리창 반사를 이용한 고급 기술(?)까지 써가며 말이죠.
여행을 다 마치고 사진첩을 정리해 보니, 발리 여행 전체 사진의 절반을 이곳 바투르 산 지프 투어에서 찍었더라고요. 열정 페이가 미안할 정도로 인생 사진을 수백 장이나 건져주어서, 하산할 때 정말 기분 좋게 두둑한 팁(Tip)을 쥐어드렸습니다.

6. 바투르 칼데라의 압도적 지형과 활화산의 위엄
일출과 사진 촬영까지 완벽하게 마치고 산 아래 뷰 포인트로 내려오면 대략 아침 8시쯤 됩니다.
새벽엔 깜깜해서 보이지 않았던, 우리가 올랐던 진짜 '바투르 산'의 웅장한 자태가 그제야 선명하게 눈에 들어옵니다.


바투르 산 일대는 거대한 화산 폭발로 분화구 지붕이 뻥 날아가며 함몰되어 형성된 '칼데라(Caldera)' 지형으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도 지정된 엄청난 곳입니다.

지표면에 깔려있는 시커먼 흙과 돌무더기들은 1888년부터 1974년까지 바투르 화산이 수차례 분출하며 쏟아낸 용암들의 생생한 흔적입니다.
참고로 바투르 산은 2000년대 초반까지도 용암을 분출했고, 2019년에도 화산 지진이 빈번하게 일어났던 '살아 숨 쉬는 활화산'입니다. 일출을 본 아방산과 아궁산 역시 마찬가지고요. 언제 또 터질지 모른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엉덩이가 살짝 서늘해지긴 하지만, 뭐 모든 건 운명이니까요! ^^;

아이들과 부모님을 모시고 체력 소모 없이, 세상에서 가장 강렬한 활화산 지대의 일출을 감상하고 싶으시다면 발리 우붓의 '바투르 산 지프 투어'를 여행 리스트 1순위로 꾹! 저장해 두시기 바랍니다.
💡 캐끌지정의 한 줄 요약
가족과 함께하는 발리 여행이라면 힘들게 등산하지 말고 가성비 넘치는 '바투르 산 지프 투어'를 예약하세요! 새벽 산바람이 매서우니 두꺼운 외투는 필수이며, 거친 화산재 오프로드를 달려 마주하는 웅장한 아궁산 일출과 인생 샷은 평생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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